이탈리아는 유럽 내에서 관광객 방문 수가 가장 많은 국가 중 하나이며,
베네치아, 로마, 피렌체 등 주요 도시는 연간 수천만 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초과잉 관광(Oovertourism)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이로 인해 생활물가 상승, 쓰레기 증가, 지역 주민의 삶의 질 저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으며,
이를 완화하기 위한 재정적·제도적 대응 방안으로 ‘관광세(Tassa di soggiorno)’가 도입되었다.
관광세는 단순한 수입 확보 수단을 넘어, 관광과 도시 생활의 균형을 조율하고
방문객의 도시 자원 이용에 대해 책임 있는 기여를 유도하는 정책적 장치로 주목받고 있다.
이 글에서는 이탈리아 관광세의 도입 배경, 과세 구조, 도시별 운영 사례, 국제적 논의 흐름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1. 제도의 도입 배경: 관광의 외부효과와 공공 인프라의 과부하
이탈리아는 2011년부터 관광세 제도를 전격 도입하였고,
이는 **도시별 자율 시행 방식(Local Autonomy)**을 채택하고 있다.
관광객 유입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도시 인프라에 대한 부담, 환경 훼손, 주민 불만이 증가하면서
지방정부들은 관광으로 발생하는 외부효과를 제어하고 관광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일부 회수할 수 있는 장치로 관광세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쓰레기 처리 비용 증가, 교통 혼잡, 문화유산 보호 예산 증대 등은
지역 재정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관광객이 일정 수준의 공공서비스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논리가 제도화되었다.
2. 과세 구조: 숙박 기반의 단일세 + 도시별 차등 적용
이탈리아 관광세는 대부분 숙박시설을 기준으로 부과되며,
관광객이 호텔, 민박, B&B, 호스텔 등에 숙박할 경우
1인당 1박 기준으로 정해진 금액을 지불하게 된다.
- 로마: 최고 1박당 7유로
- 피렌체: 최대 5유로
- 베네치아: 계절별 차등 요금 + 곧 일일 입장료 도입 예정
- 시칠리아 소도시: 1~2유로 수준의 낮은 요율 적용
숙박 등급(예: 1성~5성), 성수기 여부, 관광객 연령, 숙박 일수에 따라 면제 또는 감면이 적용되며,
현지 시청이 직접 세금 징수 및 운용을 맡는 구조다.
이 구조는 세금이 해당 도시의 관광 기반 시설 투자 및 주민 보호 정책으로 재투자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3. 관광산업과 시민 간의 균형 조절 장치로서의 기능
관광세는 이탈리아 도시들이 관광과 시민 생활 간 균형을 조정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베네치아는 관광객의 유입이 극단적으로 집중되는 주말과 여름철 성수기에
일일 입장료 형태의 **입도세(Access Fee)**까지 병행 도입하면서
관광의 양적 성장에서 질적 관리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로마, 나폴리 등은 관광세 수입 일부를
문화유산 복원, 대중교통 개선, 관광객 질서 유지 행정 인력 확대 등에 활용하고 있으며,
이는 시민들의 관광 수용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4. 관광객의 반응과 제도의 수용성
일부 관광객은 숙박 요금 외에 부과되는 관광세를 이중 비용으로 인식하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문화재 보호와 공공서비스 유지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제도 자체에 대해 비교적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 예약 플랫폼에서는 관광세 항목이 명확히 표시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이를 여행 예산의 일부로 인식하는 경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관광세 수입의 사용 내역을 도시 웹사이트에 공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제도에 대한 신뢰도와 시민·관광객의 수용도가 점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5. 제도의 한계와 형평성 문제
이탈리아 관광세는 도시 인프라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적인 도구이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 제도가 관광객에 대한 일괄적 과세라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고소득층, 장기 체류자, 단기 체류자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과세 대상이 되기 때문에,
도시 자원 소비량이나 여행 목적과 무관하게 똑같은 세금을 낸다는 점에서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또한, 일부 숙박업소가 비공식적으로 관광세 부과를 누락하거나
온라인 플랫폼과의 연동 오류로 징수 누락 사례가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이탈리아 정부는 디지털 숙박 신고 시스템 통합, 현장 단속 강화, 세금 면제 대상 기준 명확화 등의 보완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6. 국제적 비교: 유럽 주요 도시들의 관광세 모델
이탈리아의 관광세는 유럽 내에서 가장 널리 확산된 구조이지만,
다른 국가의 제도와 비교해보면 적용 방식이나 세율 설계에 있어서 차별화된 특징을 가진다.
예를 들어,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호텔 숙박 외에도 크루즈 입항객에게도 관광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프랑스 파리는 숙박 등급에 따라 관광세가 급격히 증가하는 계단형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반면 독일은 연방정부 차원이 아닌 도시별 자율 형태로만 제한적으로 운영되며,
관광세 수입의 사용처가 문화시설 보존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비교를 통해 볼 때, 이탈리아는 지방정부 재량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관광세 수입의 공공 재투자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균형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7. 도시 재정의 다양화 전략으로서의 의의
관광세는 단순히 관광정책 수단이 아니라,
지방정부의 재정 구조를 다양화하기 위한 전략적 도구로도 이해될 수 있다.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는 관광세 도입 이후,
중앙정부 이전 재원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자체 세입 기반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도시가 자신의 관광 자원에 대한 정책 통제력을 강화하고,
필요한 공공 인프라 투자에 독립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특히 기후 변화 대응, 교통망 정비, 문화재 보존 등
도시별 맞춤형 재정 운용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관광세는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재정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결론
이탈리아의 관광세는 단순한 재정 수단을 넘어서,
도시의 자원과 공간을 공정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참여형 과세 모델로 평가된다.
도시별 자율 운영 체계, 숙박 기반의 현실적인 과세 방식, 그리고 관광 수입의 공공 환원 구조는
지속 가능한 관광 정책을 위한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앞으로 관광세는 기후 대응, 지역 균형 발전, 고밀도 관광 관리 등
도시별 과제에 특화된 과세 전략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탈리아의 사례는 관광산업과 도시 공공성 간의 새로운 계약 모델로 이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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