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는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천혜의 관광지이자,
기후위기로 가장 먼저 사라질 수 있는 나라로 꼽히는 환경 취약국가다.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들며,
관광업은 몰디브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동시에 폐기물·에너지 소비·해양 생태계 파괴 등 환경적 부담을 급격히 증가시키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몰디브 정부는 관광객에게 직접 환경보호 비용을 부과하는 정책,
즉 **환경세(Green Tax)**를 도입하여 지속 가능한 관광 수익 모델을 구축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이 글에서는 몰디브 환경세의 도입 배경과 구조, 실제 정책 효과, 그리고 조세의 철학적 의미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1. 도입 배경: 낙원을 지키기 위한 현실적 선택
몰디브는 인도양의 1,000개가 넘는 섬으로 구성된 섬나라로,
해수면 상승, 산호초 백화, 플라스틱 쓰레기 등의 위협을 가장 먼저 체감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전통적으로 관광 산업은 몰디브 경제의 핵심이지만,
대형 리조트 개발과 외국인 방문의 급증은 폐기물 처리, 에너지 과소비, 담수 자원 고갈 등
생태계에 심각한 부담을 안기고 있다.
이에 따라 몰디브 정부는 2016년부터 관광객에게 일정 금액을 부과하여
그 재원을 국립공원 보존, 해양 쓰레기 관리, 태양광 인프라 확충 등 환경 프로젝트에 재투자하는
직접적 환경세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관광객이 소비자이자 환경 책임자라는 관점을 명확히 제도화한 조치였다.
2. 과세 구조: 간결하지만 명확한 세금 설계
몰디브의 환경세는 숙박 시설 이용 시 부과되는 정액 세금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핵심적인 세금 구조는 다음과 같다:
- 대상: 모든 외국인 관광객
- 과세 기준: 숙박 일수 기준
- 금액:
- 고급 리조트 및 호텔: 1인당 1박 기준 $6
- 게스트하우스 또는 중저가 숙소: 1인당 1박 기준 $3
- 징수 방식: 숙소 측이 투숙객에게 직접 징수 후 정부에 납부
- 면세 대상: 12세 미만 아동 및 몰디브 국민
이 과세 구조는 간단하지만, 방문객의 소비 수준에 따라 분리 과세함으로써
소득에 따른 부담 형평성도 고려했다.
또한 외국인이 몰디브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책임을 구조화했다는 점에서
정책적 설계가 매우 직관적이다.
3. 정책 효과: 인프라 재투자와 생태복원의 기초 재원
환경세 도입 이후 몰디브 정부는
매년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세수 확보를 통해 다음과 같은 사업을 확대했다:
- 해양 플라스틱 수거 프로젝트 확대
- 태양광 기반 친환경 에너지 시설 설치
- 산호초 복원 프로그램 운영
- 지속 가능한 폐기물 처리 시스템 구축
이러한 정책은 단순한 환경 보호 차원을 넘어,
몰디브 관광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생태 기반 유지비용으로서 기능하고 있다.
특히 외국 자본이 주도하는 리조트 중심의 성장 전략에 있어,
지역사회와 생태계의 균형을 맞추는 조정 장치로서 환경세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
4. 관광객의 반응과 세금 수용성
환경세 도입 초기에 일부 관광객은 숙박료 외 추가 비용 부담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몰디브 정부는 해당 세금이 해양 생태 보호와 지속 가능한 리조트 운영을 위한 필수 조치임을 명확히 안내했으며,
대부분의 외국인 방문객은 시간이 지나며 환경세의 목적과 필요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특히 유럽과 북미권의 환경 인식이 높은 여행객층은
오히려 이 세금이 윤리적인 소비 행위의 일부라고 평가하며,
몰디브의 관광 이미지를 강화하는 효과로 작용했다.
관광 플랫폼과 리조트 운영자들도 세금 부과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명시하고,
세금 수익이 어떻게 재투자되는지 알리는 캠페인을 병행함으로써
소비자의 신뢰를 유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5. 지역사회와의 연결: 생태 보호를 넘어선 공동체 세금
몰디브 환경세는 단지 자연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한 재원이 아니라,
지역 주민과 관광 산업 간의 경제적 균형을 조정하는 장치로서도 기능하고 있다.
정부는 세수의 일부를 지방자치단체의 폐기물 처리 예산, 해양 청소 인건비, 환경 교육 프로그램 등에 직접 배분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지역 주민들이 관광산업에서 느끼는 소외감과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관광 수입이 외국인 자본과 중앙 정부에 집중되는 현상 속에서,
이와 같은 지방 환원 구조는 조세 정의 실현과 지역 신뢰 회복의 중요한 기제로 작동하고 있다.
결국 환경세는 몰디브 전체가 함께 자연을 지켜내기 위한 공동 책임의 구조화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6. 조세 윤리의 전환: ‘누리는 만큼 책임지는 세금’
몰디브의 환경세는 전통적 조세 체계에서는 드물게,
**‘직접적 이용자에게 책임을 묻는 윤리적 세금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소득세나 소비세처럼 간접적이고 광범위한 대상이 아니라,
특정 자원을 사용하고 영향을 미치는 주체에게만 정밀하게 적용된다는 점에서
향후 다양한 분야에 응용 가능한 구조로 주목받고 있다.
예컨대 항공 여행으로 인한 탄소 배출, 산악지대의 등산로 훼손,
문화유산 보호 등에 대한 이용 기반 세금이 점차 확산되는 가운데,
몰디브의 사례는 “누리는 만큼 책임지는 조세 원칙”을 제도화한 실증 모델로 평가된다.
이는 단순한 비용 부과를 넘어, 윤리적 소비와 책임 있는 관광을 유도하는 정책적 상징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론
몰디브의 환경세는 단순한 관광세가 아니라,
‘누가 이 환경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제도적 응답이다.
아름다운 자연을 누리기 위해 방문하는 관광객이
그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을 분담한다는 철학은,
세금의 정의와 목적을 보다 공공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재해석하게 만든다.
이러한 제도는 환경 파괴의 책임을 외부화하지 않고,
이용 주체에게 직접 부담시키는 구조적 전환을 보여주며,
향후 기후위기 시대에 “관광과 조세의 윤리적 조정”이라는 새로운 정책 영역을 개척하는 모델로 평가받는다.
몰디브의 선택은 작은 섬나라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이자,
전 세계 관광국가가 참고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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