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주택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많은 국가에서 부동산 투기와 외국인 자본 유입에 대한 대응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호주는 지난 10여 년간 중국·홍콩·싱가포르 등 외국 자본의 주택시장 유입이 급증하면서
자국 내 실거주 목적의 구매자가 피해를 입는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호주는 외국인에 대한 부동산 추가 과세 정책,
즉 **외국인 부동산 소유세(Foreign Owner Surcharge)**를 도입했고,
일부 주에서는 **거주하지 않는 해외 소유주(Absentee Owners)**에 대한 별도 가산세까지 시행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호주의 외국인 소유세의 도입 배경, 과세 구조, 효과, 그리고 정책적 의미를 다각도로 분석한다.

1. 도입 배경: 부동산 과열과 외국 자본 유입
호주는 오랫동안 경제 성장률이 안정적이고 부동산 가치가 꾸준히 상승하는 시장으로 평가받으며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인기 있는 부동산 투자처가 되어왔다.
특히 2010년대 중반 이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계 고액 자산가들의 주거용·투자용 부동산 구매가 급증했고,
이로 인해 시드니, 멜버른, 브리즈번 등의 주요 도시에서는 주택 가격이 실수요자의 구매 능력을 초과하는 수준까지 상승하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자국민의 주거 안정성 악화와 사회적 박탈감을 심화시켰고,
호주 각 주정부는 외국인의 주택 소유에 추가 과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시장 개입에 나서게 되었다.
2. 과세 구조: 주정부 중심의 이중 과세 체계
호주의 외국인 부동산 세금 구조는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협업이 아닌, 주정부 단위에서 별도로 운영되는 형태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Foreign Owner Surcharge이며,
주요 도시가 속한 주에서는 다음과 같은 세금이 부과된다:
- 빅토리아 주 (멜버른):
- 외국인 부동산 구매 시 7% 추가 인지세 (Stamp Duty Surcharge)
- 거주하지 않는 소유자에게는 2% Absentee Owner Surcharge
- 뉴사우스웨일스 주 (시드니):
- 외국인 구매자에게 8% 추가 인지세
- 연간 2%의 부동산 보유세 추가 부과
- 퀸즐랜드 주 (브리즈번):
- 외국인에 대해 7% 추가 인지세
- 거주하지 않는 외국인 소유주에 대해 연 2% 가산세 적용
이러한 구조는 내국인 대비 외국인이 동일 자산에 대해 이중·삼중 과세되는 구조를 만든다.
결국 외국인 입장에서는 취득세, 보유세, 양도세 전 과정에서 세금 부담이 대폭 증가하게 된다.
3. 정책 효과와 시장 반응
외국인 부동산 소유세는 시행 초기부터 투자 수요 조절에 일정한 효과를 보였다.
2015년 기준 전체 신규 주택 거래의 16%에 달하던 외국인 비율은,
2021년에는 약 7% 수준으로 감소하였다.
특히 멜버른과 시드니 지역의 신규 아파트 분양에서 외국인 참여율이 뚜렷하게 줄어들었고,
이는 해당 지역의 실수요자 우선 분양 구조 개선과 맞물려 일정 수준의 가격 안정 효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건설업계와 일부 지역 정부에서는 해외 자본 위축에 따른 분양률 저하, 투자 둔화를 우려하며
“세금이 공급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세금 자체가 유의미한 규제 효과보다
상징적 정치 메시지에 가깝다”는 비판도 내놓고 있다.
4. 주정부 간 세율 격차와 지역 불균형
호주의 외국인 부동산 세금은 연방 단위의 통일 정책이 아닌, 주정부 중심의 개별 과세 체계로 운영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로 인해 각 주마다 세율과 세목이 다르며, 과세 적용 조건도 상이하다.
예컨대 빅토리아 주는 Absentee Owner에게 2%의 추가세를 부과하지만,
서호주(Western Australia)나 남호주(South Australia)에서는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러한 세율 불균형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과세 부담이 낮은 지역으로 유입되는 현상을 유도하며,
결과적으로 부동산 과열이 특정 주에서만 억제되고, 다른 지역으로는 분산되지 않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일부에서는 연방 차원의 가이드라인 정립 또는
전국 통일형 외국인 과세 기준 도입 필요성이 논의되고 있으나,
부동산 관련 과세 권한이 주정부에 집중되어 있어 제도 통일에는 여전히 정치적 난점이 크다.
5. 국제 비교: 캐나다·뉴질랜드 사례와의 차이점
호주의 외국인 부동산세는 캐나다와 뉴질랜드 등 유사한 정책을 시행 중인 국가들과 자주 비교된다.
캐나다의 경우, BC주(브리티시 컬럼비아)와 온타리오주가 외국인 부동산세를 도입한 데 이어,
2022년에는 전국 단위로 외국인의 주택 구입을 2년간 금지하는 법률까지 시행했다.
뉴질랜드 역시 외국인에게 주거용 주택 매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허용 시에도 매각세와 양도소득세를 강하게 부과하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반면 호주는 직접적인 소유 금지보다는 세금 부담을 통한 진입 장벽 유도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일정한 여지를 남기되,
세제 구조를 통해 투기 수요를 간접적으로 차단하려는 접근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호주의 사례는 보다 시장 친화적인 규제 모델로 해석되기도 한다.
6. 조세 철학적 의의: 소유의 공공성 회복
외국인 부동산세는 단순히 국적에 따른 차별 과세가 아니라,
“토지와 주택이 누구의 몫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에서 출발하는 정책이다.
공공 자원으로서의 토지와 주거 공간은,
실제로 거주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이들이 우선권을 가져야 한다는 원칙을 기반으로 한다.
호주의 조세 정책은 이 원칙을 세율과 인지세 구조를 통해 제도적으로 구현하고자 한 시도이다.
또한 외국인에 대한 과세 강화는 조세 정의 실현과 더불어 국민 내부의 조세 수용성 확보에도 기여하는 방식이다.
“내국인은 각종 세금을 내고 있는데 외국인은 규제 없이 주택을 보유한다”는 불만은
부동산 불균형에 대한 국민적 분노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정치적으로도 공정 과세의 신호를 주는 상징적 조치로 기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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