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유럽

네덜란드의 자전거 인프라세, 탄소 없는 이동권을 위한 도시 투자 모델

crurui 2025. 11. 22. 20:44

네덜란드는 자전거 천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암스테르담, 위트레흐트, 흐로닝언 등 주요 도시에서는 자전거 이용률이 전체 교통수단의 절반에 달하며,
자전거 전용도로, 보관소, 신호 체계 등 자전거 인프라가 도시계획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선도적인 자전거 인프라는 단순한 정책 의지가 아니라,
지속적인 공공 재정 투입과 교통세 구조 내 ‘자전거 인프라세’ 도입을 통해 실현된 결과다.


자전거 인프라세는 자동차 위주 교통세 체계를 보완하며,
친환경 교통수단을 위한 재원 마련과 탄소 없는 도시 구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 정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글에서는 네덜란드 자전거 인프라세의 도입 구조, 과세 방식, 도시별 적용 사례, 교통 정책과의 연계 구조를 분석한다.

 

네덜란드의 자전거 인프라세, 탄소 없는 이동권을 위한 도시 투자 모델

 

1. 자전거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 공공 투자 배경

네덜란드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자동차 중심 교통체계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도시 내 교통사고 사망자 급증과 석유 위기를 계기로,
정부는 교통 체계를 자전거·보행자 중심으로 재편하기 시작했고,
이를 위한 인프라 확충에 지방정부 차원의 장기 투자 프로그램이 필요해졌다.

자전거 인프라 예산은 초기에는 일반 교통세 수입에서 배정됐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는 지방 교통세와 환경세 항목에 자전거 인프라 연계 항목이 포함되며
사실상 ‘자전거 인프라세’의 개념이 제도화되었다.
이 세금은 주차요금 일부, 자동차세 중 일부, 탄소세 수입의 재분배 항목 등을 통해 조성되며,
지방정부는 이를 자전거 도로, 스마트 락커, 자전거 고속도로(Fietssnelwegen) 구축에 활용하고 있다.


2. 과세 구조와 재정 운용 방식

네덜란드의 자전거 인프라세는 명목상 독립세가 아닌 기존 세금 구조 내 특정 항목 지정 방식으로 운영된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 자동차 등록세(BPM) 수입의 일정 비율을 자전거 기반시설에 자동 배정
  • 도심 유료 주차 요금의 일부가 자전거 보관소 신설 예산으로 환류
  • 환경세(Carbon Tax) 수입 중 일부를 자전거 고속도로 건설에 할당
  • 회사 소유 차량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 중단 → 자전거 구매비 지원 전환

이러한 구조는 자전거 이용을 유도하는 동시에,
기존의 화석연료 기반 교통 인프라 유지 예산을 친환경 인프라로 재전환하는 구조적 특징을 갖는다.
즉, 자전거 인프라세는 단순히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세금이 아니라,
전체 교통 세제 내 재분배 구조를 통한 교통 생태계 전환 도구로 기능하고 있다.


3. 도시별 사례: 암스테르담과 위트레흐트의 전략 비교

네덜란드 내에서도 자전거 인프라세의 운영 방식은 도시별로 차이를 보인다.
암스테르담은 인구 밀도와 관광객 수요가 높은 특성을 반영하여,
도심 진입 차량 통행세 수입의 상당 부분을 자전거 전용도로 확장 및 보관소 증설에 사용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자전거 이용자 대상 사고 보장 보험료 일부를 시 예산에서 지원하며,
자전거가 실질적인 도시 내 1차 교통수단이 되도록 유도한다.

반면, 위트레흐트는 통근 중심 도시로서 자전거 고속도로(Fast Bicycle Routes) 구축에 집중하고 있으며,
인근 위성 도시와의 연결망 확장을 위해 광역 교통세 재배분 정책을 채택했다.
이 도시들은 자전거 인프라에 대한 예산 배분 기준과 세입 구조를 정기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하며,
시민 참여를 통해 우선 투자 대상 선정에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4. 시민 수용성과 문화적 기반

자전거 인프라세가 성공적으로 정착된 배경에는 네덜란드 특유의 시민 참여 문화와 교통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정부는 자전거 인프라세가 단순히 세금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사용 목적을 명확히 하고 수입 구조와 예산 배정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시민들의 신뢰를 얻었다.
또한 각 지방정부는 자전거 이용자 설문조사, 공청회, 온라인 정책 투표 등을 통해
우선 투자 지역과 인프라 개선 항목을 시민이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제도화
했다.
이러한 접근은 자전거 인프라에 대한 재정 투입을 ‘시민이 납득하는 공공 투자’로 전환시켰고,
그 결과 세금에 대한 저항감은 낮고 수용성은 높은 환경이 조성되었다.


5. 지역경제 활성화와 환경비용 절감 효과

자전거 인프라세는 단순한 교통 정책이 아니라, 지역경제와 환경 시스템에도 연쇄적 영향을 미치는 경제적 제도로 기능한다.
실제로 자전거 기반 출퇴근 문화가 활성화되면서 도심 주차장 수요가 감소하고,
주변 소상공인에게는 도보·자전거 유입 고객 증가로 인한 매출 증가 효과가 관찰되었다.
또한, 자동차 교통량이 줄어든 도심 지역에서는 미세먼지, 소음,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하여
의료비, 기후 대응 비용 등 사회적 외부비용을 절감하는 간접 효과도 나타났다.
이러한 다층적 효과는 자전거 인프라에 투입된 예산이 단순한 지출이 아니라,
미래 비용을 사전에 줄이는 투자로 기능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6. 장기 도시계획과의 통합: Mobility-as-a-Service(MaaS)와의 연계

네덜란드는 자전거 인프라세를 단기적 교통 편의 개선 수단이 아니라,
장기 도시계획과 디지털 교통 전략의 핵심 수단으로 통합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MaaS(Mobility as a Service) 시스템과 자전거 인프라를 연계하는 구조다.
시민은 스마트폰 앱 하나로 자전거, 트램, 전철, 공유 전기스쿠터 등을 통합 예약하고 요금 정산할 수 있으며,
이 서비스 구조의 데이터 기반은 자전거 인프라세의 수입과 이용 데이터를 토대로 설계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도시 교통의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 인프라 확대를 동시에 가능하게 만드는 모델로 주목받고 있으며,
자전거 인프라세가 도시 전체 모빌리티 전략과 연결되는 구조적 기반이 되고 있다.

 


결론

네덜란드의 자전거 인프라세는 단순히 ‘자전거를 장려하기 위한 재정 수단’이 아니라,
도시 이동 방식의 전환, 탄소중립 목표 달성, 공공 예산 구조 혁신이라는 세 가지 정책적 과제를 통합하는 도구로 기능하고 있다.
기존의 교통세 구조를 유연하게 전환하면서, 자전거 인프라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고,
그 결과는 높은 자전거 이용률, 교통사고 감소, 도시 탄소 배출 저감이라는 실질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도시 교통이 자동차 중심에서 탈피하고자 할 경우,
단순한 인프라 건설을 넘어서 예산 구조 자체를 친환경적으로 재설계하는 접근이 필요하며,
네덜란드의 자전거 인프라세는 그 유효한 사례로 제시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