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와 환경파괴가 심화되면서, 식품 소비 자체가 탄소 배출과 환경 부담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점차 주목받고 있다.
특히 축산업과 대규모 농업은 탄소, 메탄, 질소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부 국가는 식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새로운 방식의 기후 대응 정책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덴마크는 친환경 식품에 대한 부가세 차등 적용 제도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지속 가능한 소비 선택을 유도하고, 탄소 배출이 큰 식품군의 소비를 줄이는 새로운 형태의 경제적 유인책으로 주목받는다.
이 글에서는 덴마크의 ‘친환경 식품 부가세’ 정책이 도입된 배경, 과세 구조, 시장의 반응, 정책적 함의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1. 정책 도입 배경: 식품 소비와 환경의 연결
덴마크는 유럽 내에서도 환경의식과 지속가능성 추구가 강한 국가로 알려져 있다.
국민의 다수가 유기농 제품을 선호하고, 식생활에서도 탄소 발자국을 고려한 소비 패턴이 확산되어 있다.
그러나 여전히 고기 중심 식단과 대량 가공식품 소비가 전체 식품 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농업·식품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이 국가 전체 배출량의 약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덴마크 환경식품부는
**“식품 소비 단계에서부터 환경 영향을 반영한 가격 체계를 도입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그 결과로 제안된 정책이 바로 ‘식품 탄소기반 부가세 차등화 제도’,
즉 탄소 배출량이 낮은 식품에는 감세 또는 면세,
배출량이 높은 식품에는 기존보다 높은 세율의 부가세를 적용하는 구조였다.
2. 과세 구조 및 적용 방식
덴마크의 친환경 식품 부가세는 아직 전국적으로 시행된 상태는 아니지만,
정책 로드맵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어 있고, 일부 시범 도시에서 실험적으로 적용 중이다.
이 정책의 기본 구조는 다음과 같다.
- 식품 카테고리를 탄소 배출량 기준으로 구분
(예: 쇠고기·가공육 → 고탄소 / 유기농 채소·두류 → 저탄소) - **기존 부가가치세(VAT) 기본세율 25%**에서 탄력 적용
- 고탄소 식품: 최대 30%까지 세율 인상
- 저탄소 식품: 세율 0~10%까지 인하
- 탄소배출량 산정은 식품 전체 생산·가공·운송 과정의 라이프사이클 분석(LCA)에 근거
실제 시범사업에서는 쇠고기, 양고기, 대량 가공 치즈 등이 고탄소 식품군으로 분류되어
기존 대비 평균 5~10% 가격 인상이 이루어졌고,
반대로 유기농 두부, 로컬산 곡물, 신선 채소 등은 가격이 평균 7%가량 인하되었다.
3. 소비자 반응과 초기 정책 효과
정책 도입 초기, 일부 소비자와 업계에서는
가격 차별이 소비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특히 저소득층 소비자에게는 고탄소 식품의 가격 인상이 식생활의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세금 수입의 일부를 건강한 식품 구매 바우처나 학교 급식 지원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형평성 문제를 보완하고 있다.
시범 도입 이후 1년간의 자료에 따르면,
고탄소 식품군의 판매량은 약 12% 감소,
반면 로컬 생산 채소와 두류, 해산물 등의 매출은 8% 증가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세금 조정이 아니라,
소비자의 인식과 행동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제적 신호가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4. 제도의 한계와 형평성에 대한 우려
덴마크 정부의 친환경 식품 부가세는 지속 가능한 소비를 촉진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소득 계층 간 형평성 문제는 여전히 제도적 과제로 남아 있다.
저탄소 식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인하되더라도,
세금이 인상된 고탄소 식품이 기존 식단의 주요 구성요소인 가구에게는 실질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도시 외곽이나 농촌 지역의 경우, 유통망이 제한되어 있어 환경친화적 식품을 선택하기 어려운 구조에 놓여 있다.
이에 따라 덴마크 정부는 세수 일부를 식품 접근성 개선 및 저소득층 영양 정책에 연계하는 방안을 병행 추진 중이다.
5. 국제 정책 비교: 유럽과의 차별화 전략
유럽 각국에서도 식품과 환경을 연결하는 다양한 조세 정책이 실험되고 있지만,
덴마크는 ‘부가세 구조 자체를 탄소 기준으로 개편’한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예컨대 독일은 축산 제품에 환경세 부과를 검토 중이며,
프랑스는 유기농 식품에 대한 소비세 환급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나,
이들은 대부분 보조금이나 외부적 장려금 형태로 설계되어 있다.
반면 덴마크는 일상 소비 가격에 환경 부담을 직관적으로 반영함으로써,
시민의 선택 행동을 가격 신호로 직접 조절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 효과성이 더욱 직접적이다.
이는 단순한 장려가 아닌 구조적 소비 전환을 유도하는 조세 설계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6. 장기적 조세 철학: 소비 단계의 환경 책임 재정립
덴마크의 친환경 식품세는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환경 책임을 확장하려는 시도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시도는 조세 정의 측면에서 ‘탄소를 배출한 자가 부담한다’는 기존 원칙을
‘탄소를 소비한 자도 함께 부담한다’는 이중 책임 구조로 진화시키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장기적으로 이 정책은 식품뿐 아니라 의류, 가전제품, 일회용품 등 소비재 전반으로 확장 가능하며,
지속 가능한 경제를 위한 소비 기반 조세 구조의 재설계로 이어질 수 있다.
덴마크는 이러한 시도를 통해 단지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세금은 처벌이 아니라 전환의 방향을 제시하는 신호’라는 조세 철학을 사회 전체에 공유하고 있다.
이는 향후 탄소중립 국가로의 이행에 있어 가장 강력한 사회적 기반 중 하나로 작용할 것이다.
결론
덴마크의 친환경 식품 부가세는
기후위기 대응과 소비 행태 전환을 하나의 세금 구조 안에서 동시에 실현하려는 혁신적 접근이다.
탄소세나 환경세처럼 생산자 책임에만 초점을 두는 기존 제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소비 단계에서의 환경 책임을 실질적으로 가격에 반영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이 제도는 여전히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정교한 데이터 기반 정책 설계와, 보편적 과세원칙을 환경 조세로 확장하려는 시도는
국제 사회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조세 철학을 보여준다.
향후 덴마크 정부가 이 제도를 전국화할 경우,
EU 전역은 물론 한국과 같은 고도 소비사회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표적인 식품 환경세 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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